2연승→5연패→2연승, “서로 등지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우리카드가 대화 시간을 늘린 이유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1-23 06:46:57
[더발리볼 = 의정부 이보미 기자] 개막 2연승 이후 5연패, 다시 2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5연패 이후 우리카드의 코트 위 온도는 달랐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카드는 22일 오후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2라운드 KB손해보험 원정 경기에서 3-1(25-22, 25-22, 20-25, 25-19)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홈경기에서 모두 이겼던 KB손해보험의 ‘경민불패’를 깼다.
우리카드는 삼성화재, KB손해보험을 연달아 제압하며 포효했다. 코트 위 분위기부터 달랐다. 최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저력을 발휘했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경기력이 좋을 때 패배할 수도 있고,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 1라운드 때도 대한항공, KB손해보험, 현대캐피탈전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승부처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가 패배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힘줘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한 끗 차이로 승패가 엇갈린다. 이번 시즌 내내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한다”며 대혼전을 예고했다.
새롭게 V-리그 무대에 오른 외국인 선수 아라우조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파에스 감독도 “삼성화재전부터 경기력이 이어졌다. 어느 선수나 한 경기에 잘할 수 있지만 다음 경기까지 이어가는 건 어렵다. 긍정적이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잘해준 결과다 이렇게 계속 이어진다면 좋은 시즌을 보낼 거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팀 내부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한태준은 “일단 훈련이 빡세졌다. 그리고 운동이 끝날 때마다 모여서 얘기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찾는다. 대화를 하면서 맞췄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고, 아라우조 역시 “코트 안에서 에너지를 불어 넣기 위해 집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태준은 “선수들이 생각했을 때 서로 등지는 모습들이 자주 나온다. 각자 개성도 생긴 것 같다. 한 팀이 돼 싸워도 이길까 말까인데 옆 사람이 미스하면 등 돌리는 게 보인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서로 도와주자고 했다”며 대화 시간 속에서 나온 얘기를 꺼냈다.
아라우조도 “한태준이 말한 대로 각자 개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대화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타이트한 리그에서 모두가 하루 종일 붙어있는 만큼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V-리그 새내기인 아라우조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지난 2경기에서 왼손잡이 거포로서 묵직한 한 방을 드러내고 있다. 아라우조는 “준비 과정이나 마인드셋, 자신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열심히 훈련한 뒤로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파에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이뤄낸 게 없고,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도 했다. 이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겸손을 겸비하면서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 여기서 안주하고, 만족하면 큰 실수를 하는 거다”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현재 우리카드는 4승5패(승점 11)로 5위에 위치하고 있다. 4위 한국전력(4승4패, 승점 11)과 승점과 승수까지 같지만 세트 득실률에 밀려 5위에 랭크됐다. 최근 3연패에 빠진 3위 현대캐피탈(4승4패, 승점 13)과 승점 차는 2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5연패로 주춤하던 우리카드가 다시 봄배구를 바라보며 전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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