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공간이 핵심" 한결같은 남자! 틸리카이넨 감독이 유럽에서 전해온 새해 인사

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6-01-08 08:15:36

대한항공 시절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KOVO

[더발리볼 = 김희수 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세 번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대한항공의 왕조 수립에 일조했던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5-2026시즌부터 무대를 폴란드 플러스리가로 옮겨 활약 중이다. 프로옉트 바르샤바를 이끌고 있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최근 호성적을 내며 순항 중이다. 리그에서는 선두 루블린의 뒤를 바짝 쫓는 2위를 달리고 있고, 컵대회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했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도 E조에 속한 바르샤바는 루베(이탈리아)와 함께 1승씩을 선취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틸리카이넨 감독과 <마이데일리>가 연락이 닿은 한국 시간 7일, 그는 프랑스에 있었다. 몽펠리에(프랑스)와의 CEV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함이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연결 항공편이 결항되는 바람에 24시간 동안 강제로 이곳을 여행 중”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가장 먼저 순항 중인 바르샤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왔다. 루블린과의 지난 맞대결에서 우리는 부상자만 7명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선두에 오를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운을 뗐다.

바르샤바를 이끌고 있는 틸리카이넨 감독./Plusliga.pl

평소 지나친 낙관보다는 냉철한 시선을 견지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이지만, 현재 팀의 상황과 성장세에 대해서는 모처럼 긍정적인 이야기만을 꺼냈다. 그는 “지금까지의 결과는 상당히 좋다. 그리고 팀의 에너지 레벨은 매주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리시브와 블로킹, 수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경쟁의 장 속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압박감을 능숙하게 컨트롤하고 있다”며 팀에 대한 긍정적 중간 평가를 내놨다.

다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리그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 리그의 상위 8개 팀은 전력이 매우 균등하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고 단 몇 경기만으로 순위표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려는 이유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는 우리의 코트에서 한두 개의 볼을 더 깔끔하게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며 리그 상위권 전력 평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바르샤바 선수들./Plusliga.pl

그러면서 대한항공에 있을 때부터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본인의 배구관을 또 한 번 강조한 틸리카이넨 감독이었다. 그는 “배구에서는 10경기 중 9경기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하는 팀이 승리한다. 결국 우리는 공격으로 싸워야 하고, 공격이 아닌 다른 기술들은 뒤를 받치는 용도다. 내가 공격의 효율을 언제나 주된 토픽으로 다루는 이유다. 그리고 공격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피드를 무기로 쓰는 것, 공격수를 위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 다양한 솔루션을 찾기 위한 기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르고 다채로운 공격이 중심이 되는 배구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경기 외적으로도 크게 달라진 것 없이 한결같은 틸리카이넨 감독이었다. “팬들의 관심이 흥미롭다. 많은 이들이 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으며 분위기가 좋다. 지금의 촘촘한 리그 순위표는 그 열기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CEV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국제적인 경기와 다양한 여정도 즐길 수 있다”며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만족을 드러낸 틸리카이넨 감독은 “내 개인의 생활? 그건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같다(웃음). 나는 집에 있거나, 훈련을 진행하거나, 경기를 치른다”며 늘 그렇듯 배구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과 V-리그에 대한 소식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몇몇 경기와 뉴스를 챙겨보고 있다”고 밝힌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과 임재영이 곧 건강하게 코트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부상을 당한 옛 제자들의 복귀를 응원했다. 

또한 과거 링컨 윌리엄스-임동혁 더블 해머를 활용한 적이 있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헤난 달 조토 감독이 더블 해머를 시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부상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공격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더블 해머를 써보는 것도 합리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 나도 더블 해머를 썼을 당시에 복합적인 결과를 얻은 바 있다”며 헤난 감독의 선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들려주기도 했다.

2024-2025시즌을 함께 치른 틸리카이넨 감독과 카일 러셀./KOVO

끝으로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의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또 언제나 여러분의 팀을 응원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주길 바란다. 그리고 언제든 바르샤바를 방문해 플러스리가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오랜만의 인사를 건넸다.

V-리그 무대를 누비던 젊은 사령탑은 폴란드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바르샤바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틸리카이넨 감독과 바르샤바의 시즌은 5월까지도 계속된다고 한다. 그의 배구는 과연 늦은 봄까지도 화려하게 계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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