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승, 오늘이 날이가? 냉철한 신영철 감독 “디미트로프, 피지컬 못 살리면 쓸 이유 없어”

부산=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1-13 18:22:15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KOVO

[더발리볼 = 부산 김희수 기자] 부산에서의 역사적 첫 승이 이번에는 나올까.

OK저축은행이 13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새로운 안방에서 치르는 두 번째 경기다.

OK저축은행은 부산에서의 첫 승을 아직 거두지 못했다. 첫 경기였던 1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1-3으로 패했다. 1라운드 중반에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차지환이 대한항공의 서브와 블로킹에 봉쇄당한 게 치명적이었다. 박창성과 디미타르 디미트로프(등록명 디미트로프)가 나름 분전했으나 승리까지는 닿을 수 없었다.

결국 프로 스포츠에서 팬들이 원하는 것은 승리다. 빠르게 홈 첫 승을 거둬야 부산 팬들의 마음도 빠르게 사로잡을 수 있다. 물론 상대가 만만치 않다. 디펜딩 트레블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부산 원정길에 올랐다. 다만 OK저축은행은 좋은 기억이 있다. 1라운드에 현대캐피탈을 3-1로 꺾었다. 이 패배는 현대캐피탈의 1라운드 유일한 패배였다. 당시 차지환이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코트를 지배했고, 첫 친정 나들이에 나섰던 전광인도 준수한 경기력으로 힘을 보탰다.

좋은 기억을 이어가야 하는 OK저축은행은 지난 경기 이후 용인으로 올라가지 않고 부산에 머물며 훈련했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다. 어차피 용인에 올라가도 했을 훈련들이다. 달라질 것 없이 똑같이 진행했다”고 부산에서 보낸 시간을 소개했다.

부산에서의 첫 승이 불발된 상황에서, 신 감독은 팀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배구는 내가 생각한 배구의 4~50% 정도다.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전은 냉정하게는 한 세트라도 부산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게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팀 경기력을 평가했다.

이후 신 감독이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4세트도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의 서브 때 우리가 하이 볼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당시 디미트로프의 하이 볼 성공률이 15% 정도였는데 이 수치는 문제가 있다. 지금 우리 팀에는 어려운 볼을 때려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디미트로프의 하이 볼 처리 능력 부족을 짚었다.

공격하는 디미트로프./KOVO

신 감독은 개별 면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디미트로프와는 1라운드 기록을 함께 살펴보면서 미팅을 할 생각이다. V-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이 볼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또 서브는 어떻게 때려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해주지 못하면 결국 외국인 선수를 쓸 이유가 없다. 이 두 가지를 뺀 나머지 기술은 국내 선수들이 낫기 때문이다. 디미트로프가 가진 피지컬의 이점을 반드시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디미트로프의 분발을 촉구했다.

디미트로프 말고도 부진에 빠진 선수는 또 있다. 바로 정성현이다. 언제나 팀의 리시브를 든든하게 도맡아왔던 정성현이지만 1라운드 리시브 효율이 28.57%에 그쳤다. 신 감독은 “처음 팀에 왔을 때부터 리시브하는 자세에 대한 언급을 했었다. 정확한 자세가 안 나오면 효율이 떨어질 거라는 지적을 했었는데, 자꾸 좋지 않은 자세가 나오다보니 자연스럽게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보다 손이 먼저 가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발이 먼저 가면 손은 따라오기 마련이라서 발을 잘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경기 전 훈련 때 보니 정성현의 자세가 굉장히 좋아졌다”며 정성현의 문제점을 짚으면서도 그의 훈련 태도를 칭찬했다.

리시브하는 정성현./KOVO

선수들의 부족한 점을 하나씩 짚으며 부산에서의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신 감독이 부산 팬들에게 값진 첫 승을 선물하는 날은 과연 오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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