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까지 몰린 페퍼저축은행, 어떻게든 리시브만 버텨주면…조이가 ‘캐리’ 가능?

광주=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2-30 16:54:01

페퍼저축은행 선수들./KOVO

[더발리볼 = 광주 김희수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벼랑 끝까지 몰렸다. 여기서까지 지면 이번 시즌 전체가 위태롭다.

페퍼저축은행이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페퍼저축은행의 3라운드와 2025년 마지막 경기다.

페퍼저축은행은 현재 남녀부를 통틀어 최악의 흐름에 빠져 있는 팀이다. 6승 2패로 순항 중이던 팀은 9연패와 함께 6위까지 추락했다. 최하위 정관장과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이미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 연패(23연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경기에서 패할 시 정관장과 함께 여자부 역대 최다 두 자릿수 연패(4회) 기록도 타이로 보유하게 된다.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승리가 절실하다.

상대인 GS칼텍스는 직전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혈투 끝에 3-2로 물리치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굳건한 에이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필두로 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까지 화력을 발휘하면서 승점 2점을 챙겼다. 경기력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광주 원정을 앞두고 연패를 피하며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리시브 리듬을 끌어올리는 것이 첫 번째 숙제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내내 리시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GS칼텍스를 상대로 리시브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전 리시브 효율이 15.38%로 6개 팀 상대 기록 중 가장 떨어진다. 팀 리시브 효율이 24.51%이고, 두 번째로 기록이 좋지 않은 현대건설전에서도 23.35%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치다.

반대로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무려 40.12%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작 두 팀의 서브 득점 개수는 두 경기 동안 총 10개씩으로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시브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은 결국 GS칼텍스의 서브가 효과적으로 들어가 페퍼저축은행 리시버들의 B-C패스를 많이 이끌어냈다는 의미다. 

결국 이 경기는 페퍼저축은행이 앞선 맞대결들에서 놓친 볼들 중 몇 개를 A패스로 바꿀 수 있냐에 따라 향방이 요동칠 전망이다. 페퍼저축은행이 비록 연패 중이지만,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과 시마무라 하루요(등록명 시마무라)는 A패스 상황에서 여전히 위력적인 공격수들이다. A패스를 세트 당 2~3개만 더 올릴 수 있어도 연패를 끊을 확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한다혜./KOVO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짊어져야 할 선수는 단연 리베로 한다혜다. 한다혜의 GS칼텍스전 리시브 효율은 21.88%에 불과하다. 나머지 5개 팀 상대 기록인 39.85%와는 약 18%p 정도 차이가 난다. 페퍼저축은행이 GS칼텍스전에서 유독 리시브에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한다혜의 부진도 큰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한다혜를 중심으로 리시브가 조금만 버텨준다면 에이스 조이가 경기를 ‘캐리’할 수 있다. 조이는 오히려 GS칼텍스전에서 공격 지표가 더 좋은 선수이기 때문이다(GS칼텍스전 공격 성공률 48.91%, 나머지 5개 팀 상대 45.04%). 특히 퀵오픈 성공률은 상대전에서 61.54%까지 치솟는 조이기에, A패스만 올라와 준다면 얼마든지 팀 승리를 견인할 준비가 돼 있다. 

조이./KOVO

또 한 번의 두 자릿수 연패만큼은 피하고 싶다. 최하위와도 격차를 벌리고 싶다. 간절한 페퍼저축은행이 2025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리시브 리듬을 되살리며 그토록 원하는 승리를 챙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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