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우승 사령탑’ 39세 틸리카이넨 감독, ‘전통 강호’ 삼성화재 명가 재건 이끌까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6-04-07 14:01:21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전통의 배구 명가인 삼성화재가 외국인 사령탑과 손을 잡았다. V-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핀란드 출신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새 출발을 알렸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으로 이미 2021년부터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V-리그에서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2023-2024시즌까지 리그 역대 최초로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2024-2025시즌 정규리그 3위 기록,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항공과 결별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5년 폴란드 PGE 프로옉트 바르샤바 팀을 이끌기도 했다.
그렇게 틸리카이넨 감독은 일찌감치 지도자 커리어를 쌓고 있다. 유럽은 물론 일본, 한국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만큼 검증된 외국인 감독이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는 2025-2026시즌 도중 김상우 감독이 자진 사퇴한 이후 고준용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운영했다. 새 사령탑 물색 중에 틸리카이넨 감독을 적임자로 낙점했다. 구단은 지난달 30일 “팀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 리더를 물색했고, 틸리카이넨 감독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현대 배구 트렌드에 최적화된 데이터 분석 능력, 젊은 선수들을 독려하는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해 최종 선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한국을 떠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꾸준히 V-리그를 지켜보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6대 사령탑이 된 그는 “전통의 명문 구단인 삼성화재블루팡스와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며 책임감이 크다. 삼성화재에는 젊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과 함께 끈끈하고 역동적인 배구를 통해 삼성화재 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화재는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첫 시즌부터 11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면서 통산 8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전히 V-리그 남자부 최다 우승팀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15-2016시즌부터 11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5-2016, 2017-2018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정규리그 4위~7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희망도 발견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말했듯 젊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개막도 전에 자유계약(FA) 송명근이 시즌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지만, 2000년생의 190cm 아웃사이드 히터 김우진이 주장을 맡고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V-리그 3번째 시즌을 보낸 2003년생의 198cm 아웃사이드 히터 이윤수, 고교 졸업 후 이탈리아 리그에서 2년을 보내고 국내로 돌아온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까지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윤수가 장신을 활용한 막강한 화력을 드러냈다면, 이우진은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힘을 보탰다.
중앙도 든든하다.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2000년생 미들블로커 김준우과 함께 2002년생 200cm 미들블로커 양수현 성장도 돋보인다. ‘원 포인트 서버’로 존재감을 드러낸 왼손잡이 아포짓 김요한도 코트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곤 했다.
다만 세터 고민은 깊다. 2025-2026시즌에는 아시아쿼터 선수로 호주 출신의 장신 세터 도산지와 함께 했다. 뒤에는 베테랑 노재욱, ‘젊은 피’ 이재현이 있다. 화려한 공격진을 살려줄 주전 세터를 누구로 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선발도 마찬가지다. 새판 짜기에 나선 삼성화재가 명가 재건을 위해 힘찬 날갯짓을 펼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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