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충격 퇴단, 제자는 고개를 떨궜다 "감독 오래하라고 해주셨는데, 더 마음 아팠다"
대전=심혜진 기자
cherub0327@thevolleyball.kr | 2025-11-23 13:51:20
[더발리볼 = 대전 심혜진 기자]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스승의 자진 사퇴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2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제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최근 2연승을 달리면서 흐름이 좋다. 특히 지난 20일 우승 후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만난 권영민 감독은 "1라운드에서는 호흡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면서도 승리하기를 바랐다. 2라운드 들어서면서 좋아지고 있다. 우리카드, 현대캐피탈전을 이겼다. 삼성화재를 상대로 우리 것을 잘하면 이길 수 있다.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베논과 세터 하승우의 호흡이 조금씩 맞아가면서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권 감독 역시 "승우와 베논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 (김)정호를 비롯해 미들 선수들과도 좋아지고 있다. 이제 70~80% 정도 맞아가고 있다. 사이드 아웃만 잘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블로킹도 나쁜 편이기 때문에 서브를 사이드아웃으로 돌리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작년엔 외국인 선수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힘들었을 거다. 올해는 잘 뽑았다고 자신한다. 하승우와의 호흡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이제 어느 팀과 붙어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전날(22일) 권영민 감독에게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것이다.
권 감독은 김호철 감독의 애제자다. 같은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김 감독이 혹독하게 권 감독을 키웠다.
권영민 감독은 "마음이 좋지 않다. 좋아하는 선생님이자 스승님이시다. 마무리를 잘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특히 시즌 초반에 나가신 것이 마음이 좋지 않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어제 전화 드려서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잘하라고, 잘해서 감독 오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런 말이 더욱 뭉클하고 마음이 아팠다. 기회가 되면 (다시 감독을 맡은 뒤) 마무리를 잘하셨으면 하는 게 제자의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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