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선두 주자’ V-리그, AI 기술로 판정 정확도 높이나 [THE NEXT 20]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1-01 15:12:37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2005년부터 시작된 V-리그가 2025년,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더 나은 20년을 위해 V-리그가 마주한 과제들을 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더발리볼>은 창간 기획으로 ‘THE NEXT 20’ 시리즈를 1년간 연재하며, V-리그 발전을 위한 12가지 핵심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첫 번째 이야기로 ‘2군 리그의 필요성과 현실’을, 두 번째로 ‘한국 남자배구의 중흥을 위한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V-리그 FA 제도의 개선 방안’과 ‘V-리그 선수 연봉 구조와 시장 현실화 방안’에 이어 ‘심판 판정 시스템 진단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다뤘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배구 팬들의 흥미를 증폭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했다. 올해부터 폐지되긴 했지만 그린카드 제도, 중간 랠리 비디오 판독 등도 그 일환이었다. 매년 개최되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새로운 규정을 시범 적용한 뒤 논의를 거쳐 규정을 정착화 시킬지 결정을 내리곤 했다. 궁극적으로 불필요한 지연 시간을 줄이면서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게끔 하겠다는 취지다. 빠른 경기 진행과 역동적인 배구 플레이로 그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에 맞춰 심판 판정 시스템도 변화해왔다.
FIVB도 “최근 몇 년 동안 현대 배구에 적응하기 위해 큰 발전을 이뤘다”면서 “선수들의 노력에 공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비디오 챌린지 시스템 기술을 도입했고, 경기장 안팎에서 관중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유려한 플레이를 장려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국 V-리그도 기본적으로 FIVB가 지향하는 바를 따르고 있다. 더군다나 2023년 20번째 시즌을 맞이해 국내 배구의 체질 개선 및 선진화 된 리그 운영,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신규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글로벌 코보(GLOBAL KOVO)’라는 이름 하에 국제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V-리그가 세계 배구의 선두 주자로 주목을 받은 부분도 있다. 바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V-리그와 FIVB 주관 대회 및 해외 리그와 차이도 있다. 비교 분석을 통해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V-리그는 선심 4명까지
코트에만 6명이 나선다
한국 V-리그에서는 코트 위에 보다 많은 심판들이 코트에 오른다. V-리그 운영요강 제23조 (심판)에 따르면 ‘매 경기에는 주심 1명, 부심 1명, 대기심 1명, 선심 4명, 기록원 2명 등 9명을 배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단 포스트 시즌에는 대기선심 1명을 추가 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FIVB는 “주심 1명, 부심 1명, 비디오 판독 심판 1명, 대기심 1명, 기록원 1명, 4명 혹은 2명의 선심으로 심판을 구성한다”고 규정을 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변화를 줬다. 코트 위 선심은 사라졌고, 인·아웃 챌린지까지 사라졌다. VNL 코트 위에 주심과 부심만 선 이유이기도 하다.
FIVB는 지난 2023년부터 새로운 시도를 했다. 비디오 챌린지 요청 항목 중 하나인 인·아웃을 없앤 것이다. 그동안 인·아웃 비디오 챌린지를 통해 공이 코트 바닥에 닿았을 때 라인 안으로 들어왔는지 아니면 아웃인지 여부를 판단해 왔다.
국제 대회에서는 라인 위로 공이 떨어지기만 해도 ‘인’이다. 한국 V-리그에서는 공의 둘레가 안쪽 라인을 가렸을 경우까지 ‘인’으로 본다. KOVO 로컬룰 가이드라인에도 ‘볼 인/아웃’에 대해 ‘접지 면을 기준, 최대로 압박되어진 상황을 기준으로 라인의 안쪽선이 보이지 않으면 인이다’ 그리고 ‘접지 면을 기준, 최대로 압박되어진 상황을 기준으로 라인의 안쪽선이 보이며 아웃이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의 범위가 좁은 셈이다.
어찌됐든 인·아웃 챌린지 요청을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FIVB는 그 과정 없이 경기를 운영 중이다. 2023년 VNL부터 주심은 제 자리에 설치된 태블릿PC로 랠리 종료 직후 바로 인·아웃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호크아이 기술이 적용된 리플레이 영상이 바로 주심에게 전달된다. 비디오 챌린지 요청 및 판독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도였다. 당시 FIVB는 “비디오 솔루션 공급업체인 Bolt6과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활용하겠다”며 “이 시스템의 도움으로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경기 시작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배구 팬들은 보다 역동적인 경기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수치도 전했다. “세트당 약 4분의 시간을 단축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제 대회에서는 신속한 선수 교체와 비디오 판독 요청을 위해 각 팀에 태블릿PC를 두곤 했다. 주심도 태블릿PC와 새로운 기술 도입을 통해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국제 대회에서 이 시스템을 경험한 심판들은 단번에 판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반면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정한 경기장에서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FIVB를 시작으로 유럽배구연맹(CEV), 이탈리아 리그 등에서는 FIVB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선심 없이 주심과 부심만 코트에 나선다.
아울러 FIVB는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보는 팬들을 위한 도전도 주저하지 않았다. 각 팀의 벤치를 주심의 뒤편으로 옮겼다. 기존 방식은 현재 V-리그처럼 부심의 뒤편이었다. FIVB는 벤치 위치를 이동시키면서 팬들에게 볼거리를 더 제공했다. 벤치에 앉은 코칭스태프는 물론 웜업존까지 함께 옮기면서 선수들의 반응까지 TV 중계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선한 시도다.
변화하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
세계 최초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리그가 V-리그다. 당시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스포츠 중에서도 최초 도입이었다. 이후 프로야구는 2009년, 프로농구는 2014년부터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국제 배구계에서도 V-리그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에 주목했다. 결국 2016 리우올림픽부터 ‘비디오 챌린지 시스템(VCS)’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5-2026시즌에도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중요하다. 현재 V-리그 비디오 판독 절차는 다음과 같다.
그동안 각 구단들의 합의를 통해 여러 시도를 했었다. 세트당 요청 횟수, 전광판 표출 여부 등을 놓고 여러 변화를 꾀한 뒤 현재 절차가 유지되고 있다.
비디오 판독 요청 상황도 조율 끝에 현재 11가지를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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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은 주심 혹은 부심의 판정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세트당 2회에 걸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으며 심판의 오심 및 판독 불가 시 최초 비디오 판독 요청 횟수는 유지된다.
2. 각 팀 감독은 주심의 판정이 있은 후 선수 교체 혹은 주심이 서브 휘슬을 불기 전에 즉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 비디오 판독의 요청은 부저를 누르고 손으로 시그널을 한 후 부심에게 비디오 판독 요청 내용을 전달한다.
3. 감독으로부터 비디오 판독 내용을 전달받은 부심은 그 내용을 경기 및 심판위원에게 전달하고, 경기위원은 이 사실을 즉시 장내 방송으로 안내하여야 한다.
4. 비디오 판독 시 체육관 내 전광판을 통해 판독요청 장면을 표출한다.
5. 판독관의 비디오 판독 발표 전까지 코트 내 선수들과 감독, 코치, 선수 및 구단 관계자는 비디오 판독에 대한 의견 표출 및 항의는 할 수 없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1 | 인/아웃 (외부 물체 접촉 반영)
2 | 터치아웃
3 | 네트터치
4 | 수비 성공/실패
5 | 라인폴트 (엔드라인, 어택라인, 센터라인, 사이드라인)
6 | 안테나 반칙
7 | 포히트
8 | 후위선수반칙 (네트상단 공격 및 블로킹 행위)
9 | 리베로에 의한 반칙 (네트상단 공격 완료시)
10 | 시차에 의한 더블컨택
11 | 오버넷
*비디오 판독 중 네트 근처(at the net)에서 발생한 한 화면의 상황은 먼저 일어난 반칙을 우선적으로 판정한다. (단 판독요청가능 항목에 없는 경우는 반칙으로 판독하지 않는다.)
추가판독 제도
비디오 판독 결과 발표 후, 상대팀은 신청했던 비디오판독 항목을 제외한 다른 항목에 대해 추가판독을 요청 할 수 있다. (단, 추가판독은 하나의 랠리에서 1회만 허용)
주심 요청에 의한 비디오 판독 제도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도 있다. 주심은 헤드셋을 통하여 부심에게 판독 대상을 전달하고, 부심은 판독 항목을 경기 위원에게 전달한다. 판독 항목을 전달 받은 경기 위원은 예를 들어 “주심이 IN/OUT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였습니다”로 요청 내용을 발표한다. 판독 결과는 예를 들어 “IN/OUT으로 확인 되었습니다”로 발표한다. 주심이 요청한 비디오 판독 결과에 따라 주심이 요청한 비디오 판독 항목과 다른 항목에 대해 추가판독 요청이 가능하다. 주심의 셀프 비디오 판독 요청 횟수는 제한이 없으며, 주심이 요청한 판독이 판독 불가로 결정되면 리플레이가 선언된다. (단, TV 중계방송이 없을 시에는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1 | 볼 인/아웃
2 | 터치아웃
3 | 네트터치
4 | 안테나 터치
5 | 풋 폴트(엔드라인, 어택라인, 센터라인 접촉 여부)
6 | 플로어 터치
7 | 라스트 터치
FIVB가 규정하는 요청 상황보다 세분화돼있다. 그만큼 V-리그에서는 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FIVB에서는 7가지만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라스트 터치’의 경우 ‘터치아웃’에 포함돼 요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FIVB에서도 주심의 셀프 비디오 판독 요청을 인정하고 있다.
V-리그와 FIVB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 차이점은 호크아이 기술도 있지만, 판독의 주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V-리그에서는 중계 방송사의 도움으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을 시 경기위원과 심판위원, 부심까지 총 3명이 리플레이 영상을 통해 판정을 내린다. 판독 모니터는 위원석에 따로 마련돼 있고, 중계방송 화면으로만 판독이 이뤄진다.
반면 FIVB는 앞서 언급했듯이 비디오 판독 심판을 따로 둔다. 현장에 배치된 이들은 헤드셋을 통해 요청 내용을 전달 받는다. 그리고 리플레이 영상을 보고 판독을 한다. 그 결과를 다시 헤드셋을 통해 주심에게 전달한다.
스포츠계에 깊숙이 스며든 AI 기술
AI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스포츠 역시 이를 피할 수 없다.
이미 프로야구는 2017년부터 보다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외부에 따로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2024년부터 로봇 스트라이크 존 심판을 정식 도입해 세계 최초로 로봇 심판을 활용하기도 했다. 올해는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비디오 판독을 위해 호크아이 리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배구계에서도 AI 기술의 영향력은 크다. 각 팀들은 여러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를 구축, 훈련 방식을 최적화하고 있다. 결국 부상 방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다. 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그 효율을 높이는 데 의의가 있다.
또 한국중고배구연맹의 행보도 눈에 띈다. 2020년부터 한국중고배구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AI 중계시스템으로 경기가 생중계 되고 있다.
KOVO 역시 AI 비디오 판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FIVB에서도 인·아웃 여부에 대해서만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KOVO는 이번 사업으로 독자적인 AI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혁신적인 도전에 나선 KOV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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