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발목 부상에도 공격효율 74%, 유쾌한 베논 “발목? 누가 잘못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이보미 기자

bboo0om@thevolleyball.kr | 2025-11-16 12:11:57

한국전력 아포짓 베논./KOVO

[더발리볼 = 이보미 기자] 한국전력이 ‘캐나다 폭격기’ 베논 활약 덕분에 V-리그 2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 코트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베논은 경기 후 180도 달라진 표정을 보였다. 

베논은 1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2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32점 맹활약했다. 블로킹 3개, 서브 3개, 후위 공격 12개를 성공시키며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범실은 2개에 불과했다. 

베논의 공격력도 눈길을 끌었다. 세터 하승우와의 호흡이 안정적이었다. 이날 베논은 47.22%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공격 효율 73.53%로 높은 결정력을 보였다. 

더군다나 베논은 발목을 다친 상태였다. 지난 10일 공격 훈련 중 착지하는 과정에서 상대 코트 블로커 발을 밟은 것.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도 걱정이 앞섰다. 권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더 악화될까봐 걱정이 돼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전했다. 

하승우와 베논의 호흡에 대해서도 “베논이 좋아하는 토스에 맞아가는 것 같다. 베논이 유럽이나 일본에서도 높게 올려놓고 때리지는 않았다고 하더라. 그동안 맞추느라 엇박자가 났는데 1라운드를 그렇게 치르면서 잘 맞아갔다.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를 표했다. 

베논도 “첫 경기 때보다 훨씬 더 잘 맞는 느낌이다. 승우도 나를 알고, 나도 승우를 안다. 신뢰가 쌓인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하승우도 “나도 빠른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쇼(베논)도 좋아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베논은 발목 상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연습하다가 다쳤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계속해서 “오른 발목이 돌아갔는데 괜찮다. 통증이 조금 있긴 하다. 하지만 모든 건 마인드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집중하고 몰입하려고 했다. 그리고 꾸준히 발목 관리를 하고 있다. 큰 문제가 없는 부상이다”고 밝혔다. 

1998년생 베논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베논은 “코트에서는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느리게 흘러가는 나만의 리듬이 있다. 업이 됐을 때 어떻게 다운시키고, 반대로 다운됐을 때 어떻게 업을 시킬지 잘 안다.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206cm 아포짓 베논은 해외 경험이 풍부한 공격수다. 2017년부터 폴란드, 이탈리아 리그에서 무대에 올랐고, 2021년에는 아시아로 향했다. 일본 사카이 블레이저스에서 4시즌을 보낸 뒤 올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서도 빠르게 적응 중인 베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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